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찾을 때마다 새로운 볼거리를 선보이는 안산 대부도. 이 다재다능한 섬은 서울 근교 최고의 당일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대부도로 들어가기 전 티라이트 휴게소에 들르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 고현
am 9:00 티라이트 휴게소 대부도의 진입로인 시화방조제를 통과하던 중 티라이트 휴게소에 들른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그저 급한 용무만 해결하고 떠나는 평범한 휴게소를 거부한다. 휴게소 앞 바다와 맞닿은 널찍한 대지에 조성한 조각 공원에선 ‘빛의 오벨리스크’ 조형물 너머로 대형 연이 연신 묘기를 부린다. “바람이 거센 티라이트 휴게소는 스포츠 연을 날리기에 최적인 곳이죠. 종종 이곳에서 연을 날리는데, 전신운동에 이만한 게 없어요.” 스포츠 연 날리기를 시작한 지 6년 된 양연호 씨가 연으로 ‘8’자 모양을 그리는 곡예를 선보이며 말한다. 지난 6월에는 높이 75미터의 달전망대가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인천의 송도 신도시부터 오늘 찾을 대부도까지 시원스레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시화호 간척지를 넓히기 위해 조성한 시화호는 건설 당시 환경 파괴 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2000년 들어 정부가 극심한 수질 악화와 악취로 시화호의 담수화 계획을 철회하고 바닷물을 유입하면서 차츰 수질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선10월 말까지 갯벌 체험에 나설 수 있다. ⓒ 고현
am 10:30 종현어촌체험마을 대부도 초입에 있는 종현어촌체험마을은 마을 앞으로 펼쳐진 갯벌 덕분에 천연 놀이터로 각광받는다. 썰물 때에 맞춰 방문하면 양동이와 삽을 들고 저 멀리 선재도와 영흥도까지 이어진 갯벌로 나가 조개 캐기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밀물 때에는 맨손 미꾸라지 잡기, 4륜 바이크, 서바이벌 등 마을에서 준비하는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기다린다. “과거 이곳은 주로 나이 지긋한 등산객이 잠시 쉬기 위해 들르는 곳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족, 연인 등 방문객층이 훨씬 다양해졌지요.”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10년 동안 행정을 맡아온 김학산 씨가 그간 마을의 변화를 들려준다.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에는 마을을 통과하는 대부해솔길을 따라 해변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다. 해솔길 한쪽 굴 양식장 너머로 할매 바위와 할아배 바위가 갯벌 위에 나란히 서 있는 풍경은 처연하면서도 아름답다.
+대부해솔길 대부도 둘레 총 74km를 7코스로 연결한 대부해솔길은 대부도의 자연과 마을을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는 도보 여행 코스다. 1코스는 대부도 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해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돌아 종현어촌체험마을을 지나간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선보인 솔밭칼국수. ⓒ 고현
pm 12:30 방어머리 음식거리 식당이 밀집해 있는 방어머리 음식거리에선 메뉴 고민이 필요 없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바지락칼국수가 메뉴판 상단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럿이 간다면 조개구이나 쭈꾸미볶음 혹은 대하구이 등을 주문해 먹을 수 있지만, 마무리는 결국 바지락칼국수다. 대부도 앞 갯벌에서 캔 바지락을 듬뿍 넣은 칼국수 1그릇은 원조를 자처하는 어느 식당에서도 대부분 비슷한 맛을 낸다. 그중 방어머리 초입에 있는 솔밭칼국수(칼국수 7,000원, 032 882 7361)는 조금 다른 형태의 칼국수를 선보이는 곳. 바지락 껍질을 모두 제거한 뒤 바지락 살로만 육수를 내는 이곳 칼국수는 조리 시간만 20분. 껍질을 떼어낼 필요가 없고 담백한 국물과 두툼한 면발이 잘 어우러진 맛이 그 기다림을 제대로 보상하고 남는다.
‘큰 언덕’이란 뜻의 대부도를 프랑스 어로 옮기면 그랑꼬또다. ⓒ 고현
pm 2:00 그랑꼬또 와이너리 가을은 대부도의 포도가 싱그럽게 익어가는 시기. 섬 곳곳에 널린 포도밭마다 마련한 직판장에서 연신 길손을 유혹한다. 대부도 포도는 강한 해풍 덕분에 미네랄과 산도가 풍부해 예부터 뛰어난 맛을 인정받아왔다. 이 포도를 조금 다르게 경험하고 싶다면 북동 저수지 인근에 있는 그랑꼬또 와이너리(와인 1병 2만1,000원부터, grandcoteau.kr)로 향하자. 2001 년부터 대부도의 캠벨 얼리(Campbell Early) 포도종으로 와인을 생산해온 곳이다. 캠벨 얼리를 2년 동안 잘 숙성시킨 뒤 레드, 로제, 스파클링, 아이스 와인으로 나눠 제조하는데, 이를 1잔씩 시음해볼 수 있다. “와인 특유의 떫은맛이 덜하지만, 이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거예요. 우리나라 음식에는 이처럼 달콤하고 산뜻한 맛이 잘 어울리거든요.” 김지원 대표가 10여 년 동안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한 그랑꼬또 와인의 비결을 들려준다. 특히 이곳의 로제 와인은 서해안의 가을 별미 대하와 최고의 궁합을 이룬다고.
초심자는 체험 승마를, 숙련자는 일반 기승을 선택해 말 등에 오른다. ⓒ 고현
pm 4:00 베르아델 승마클럽 대부도 남부의 말 부흥 지역은 조선 시대 때부터 말을 키우고 조련하던 곳이다. 같은 자리에 2004년 거대한 원형 돔 형태의 실내 승마장을 갖춘 베르아델 승마클럽(체험 승마 4만5,000원부터, horseride.co.kr)이 문을 열었다. 바다를 향해 돌출된 지대에 입지해 주변 풍광까지 빼어난 덕분에 <야왕> <꽃보다 남자> 등 여러 TV 드라마의 촬영 명소로 각광받기도 했다. “이곳의 말 대부분은 독일 출신의 웜블러드종이에요. 승용마로서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승마 클럽의 안내를 담당한 하종관 씨가 설명한다. 가장 기본적인 체험 승마를 신청했는데, 강사와 떨어져 홀로 타야 한다는 말을 듣자 제법 긴장이 된다. 열다섯 살의 거대한 승용마 파레토에 올라타는 것으로 체험 승마를 시작한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말의 허리춤을 두 발로 살짝 건드리자 살며시 걸음을 뗀다. 이어 고삐를 잡아 끌면 멈춰 선다. 방향 전환 방법을 익힌 뒤 고삐를 더 짧게 붙드는 순간 말이 달리기 시작하고, 경쾌한 리듬감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탄도항에서 누에섬으로 향하는 길 한쪽에 우두커니 서 있는 풍력발전기. ⓒ 고현
pm 6:00 탄도항 대부도 최남단에 있는 탄도항 앞의 갯벌은 하루에 두 차례씩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데, 썰물 때 생기는 길은 누에섬까지 길게 이어진다. 일몰이 지는 늦은 오후 물이 완전히 빠져나간 뒤라 누에섬 등대전망대까지 천천히 산책에 나서보자. 바닷길 좌우로 펼쳐진 갯벌 아래에는 이름을 알기 힘든 시커먼 바다 생물이 꿈틀대고 있다. 바람은 점점 매서워지고, 누에섬 초입에 세운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프로펠러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돌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제방 위에 있는 탄도어항 수산물센터 1층에는 제철을 맞은 꽃게와 낙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수산물 시장이 하루를 마감하느라 분주하다. 인심이 후해 보이는 한 주인아주머니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게를 들어 보인다. 이곳에서 구입한 해산물은 2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바로 조리해 준다. 하지만 홀로 찾은 이에겐 다소 많은 양. 조만간 지인과 다시 대부도를 찾기로 기약하며 아쉽게 자리를 뜬다.
+대부도 돌아다니기 40제곱킬로미터 넓이에 달하는 대부도 전체를 돌아보려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도 가능한데, 섬 한복판을 통과하는 301번 지방 도로를 따라143번 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안산 중앙역에서 매주 수 • 토요일에 출발하는 안산시티투어(6,000원, tour.iansan.net) 버스를 타고 대부도의 주요 명소를 돌아보는 방법도 있다.
Side Trip 대부도 유리섬 베르아델 승마장 인근에 있는 대부도 유리섬(입장료 1만 원, 체험 2만 원부터, glassisland.co.kr)은 유리 공예를 테마로 다양한 전시와 공예 체험 교실을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독특한 조형물을 갖춘 야외 정원과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 숍, 대부도의 천연 식자재로 요리를 준비하는 레스토랑을 갖췄다.
[출처]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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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Humanoid=Human(사람)+oid(~와 비슷한)의 합성어
-인간 형태의 모습을한 로봇
-사람과 외모가 비슷하며 두 발 로 걷는 로봇
